표피낭종, 통증도 없는데 수술 꼭 해야 할까?


    10살 아들의 턱에 뽈록한 망울이 생겼다. 처음에는 그냥 조금 뽈록한 정도라서 아프지도 않다고 하길래, 그냥 두었다. 그러다가 지속되는 마스크 사용으로 입과 턱을 가리기도 하고 그래서 크게 눈에 띄지 않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자세히 보니 그 크기가 조금 커져 있는 것 같았다. 그 뒤에 눈에 점점 거슬리기 시작하더니 아프다고 하진 않지만 안에 있는 방울을 좀 짜주면 되겠지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가까운 피부과에 드렸다. 피부과에서는 뾰족한 침으로 찌른 다음 짜 보려고 했지만 안에 고름이나 내용물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의뢰서를 써 줄 테니 대학병원을 가보라고 했다. 그 당시 표피낭종이라고 명확하게 얘기를 해주지 않으셔서 흔히 대학병원 가기 전에 미리 인터넷으로 좀 알아보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니? 요 완두 통만 한 거로 대학병원을 가라고?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나는 조금 번거로운 일이기도 했다. 학교를 빠져야 했고, 코로나가 한창인 요즘 대학병원을 간다는 게 좀 꺼려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왕 마음먹은 김에 가보자 싶어 예약을 잡았다. 확실한 병명을 몰라 예약할 당시 진료과를 어디로 선택해야 할지 몰라서 증상을 간략하게 말씀드렸다. 

    ● 표피낭종 모양

    • 우리 아이의 경우 얼굴에 났으며 그 모양은 진짜 동그란 완두콩만한 크기에 만졌을 때도 콩처럼 단단했고, 보기에도 그렇게 보였다.

    ● 표피낭종 진료과

    • 위와 같은 증상을 말씀 드리니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고민하시다가 성형외과로 안내해 주셨다. 실제로 정확한 병명을 알고 나서 찾아보니 성형외과에서 치료를 많이 했다.

    다행히 예약날 대학병원을 찾아가니 코로나 예방을 위한 안내도 너무나 잘 되어 있고, 쾌적하고, 체계적으로 오랜 기다림 없이 진료를 잘 볼 수 있었다.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도 너무나 친절하셔서 편한 분위가 에서 진료를 보았는데 뜻밖의 답변이 있었다. 전신마취 후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너무나 간단해 보이고 콕 짜기만 하면 될 것 같았는데 수술이라니. 너무 놀라고 또 코로나 때문에 보호자는 무조건 한 명만 선정해야 하고 입원해 있는 동안 바깥출입은 안되며, 수술 목적으로 입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와 보호자가 무조건 코로나 검사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 아이는 겁이 너무너무 너무 많은 아이라서 병원 자체를 데리고 가도 주사는 안 맞는 거냐고 그냥 보기만 하는 거냐고 수십 번 묻는 아이이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수술 날짜를 잡고 기다렸다.

    ● 완두콩 만한 표피낭종 꼭 수술 해야할까?

    • 원래 성인의 경우는 수술 없이 부분 마취 정도로만 해서 가까운 성형외과나 피부과에서 시술이 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표피낭종을 제거할 경우 너무 아프기 때문에 성인에 비해 아동은 참기가 힘들다. 그러면 몸부림을 굉장히 많이 칠 수 있고 그로 인해 표피낭종을 제거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아동의 경우 표피낭종 제거는 전신만취 후 진행한다고 한다.

    ● 표피낭종은 꼭 제거해야 할까?

    • 표피낭종은 사실 사는데 어려움이 있거나 아프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피부에 유분 즉 기름기가 많이 있는 부분에 생길 수 있으며, 외관상 혹처럼 튀어나와 있으니 보기가 좋지 않고 그리고 그 크기가 점점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우리는 입원 전 날 코로나 검사 후 음성 판정을 받고 입원한 뒤 저녁식사 후 밤에는 금식하고 다음날 이른 아침 시간 첫 수술을 잡아 주셔서 편리하고 신속하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 병원에서 아이라서 금식이 힘들 것이라고 이른 아침 일찍 수술 시간을 잡아주셨다. 

    ● 아이의 수술 진행 순서

    • 일반 입원실에서 베드로 수술실로 이동한 뒤 전신만취 약을 투약하고 마취가 되면 수술방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아이이기 때문에 보호자 한 명은 수술실에 같이 들어갈 수 있었다. 아이가 마취되는 상황을 다 지켜보고 난 뒤 마취가 되고 나면 수술실을 나와 보호자 대기석에서 기다리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도 너무나 좋았다. 아이 혼자 들어가서 누워있으면 간호사분들이 수술 준비를 하고 하는 걸 다 지켜보는데 얼마나 무서울까? 아이에 대한 배려에 감동했다고 해야 할까? 덕분에 너무나 수월하게 수술을 진행했고, 수술은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10분? 20분? 정도에 끝이 났다. 사실 수술은 그보다도 더 금방 끝았지만 수술 준비 과정 이런 것들이 다 합쳐서 대략 30분 정도 걸리지 않았나 싶다. 
    • 수술이 끝나면 담당 의사 선생님이 부르는데 수술실 앞에서 간단하게 어떻게 수술하였고 경과는 어떨 것이라는 걸 듣는다. 그러고 난 뒤 아이이기 때문에 수술실 안으로 옷을 입고 들어오라고 하신다. 들어가게 되면 수술을 마치고 아직 마취에서 깨지 않은 채 누워 있는 아이를 보게 된다. 마취에서 깰 때 머리가 매우 아프기 때문에 몸부림이 심할 수 있으니 보호자가 아이 옆에서 꽉 잡고 있고 마취 깰 수 있도록 말을 계속 걸어주어야 한다고 해서 열심히 말을 걸어 주었다. 그렇게 마취가 조금 깬 뒤 일반 입원실로 다시 이동한 뒤 하루 더 입원하고 퇴원하는 과정을 마쳤다. 일반 입원실에서도 마취 깰 때 머리가 많이 아픈지 머리를 부여 잡고 많이 힘들어했다. 반나절 정도 지나니 마취는 모두 풀리고 저녁에도 원래의 컨디션을 찾아서 과자도 많이 먹고 잠도 잘 잤다.

    수술 후 병실에서 마취가 깬 후 (수술 후 약 4시간쯤 지남)

    ● 표피낭종 수술 비용

    • 사실 비용을 크게 생각나지 않는다. 6인실 병실을 사용했으며, 6인 실이지만 우리 아이 포함 3명이 입원해 있어서 편하게 사용했고, 퇴원할 때 입원비 수술비를 모두 정산해 보니 20만 원이 채 넘지 않았고 10만 원 후반대였던 거로 기억한다. 그 마저도 보험사에 청구하니 돌려받을 수 있었다.

    ● 표피낭종 수술 후 흉터

    • 수술 부위는 표피낭종을 제거하고 두 세 바늘 정도 꿰매였는데, 사실상 연고 바르고 하면서 금방 실밥은 풀렸다. 그리고 퇴원하고 나서 또 한 번 내원해서 경과를 지켜보는데, 그때 의사 선생님께서 아무래도 얼굴이고 하니 흉터가 생기지 않도록 흉터연고를 처방해 주셨다. 근데 그 흉터연고가 보험도 안되고 엄~~ 청 비쌌던 거로 기억한다.

    수술 후 병실에서 마취가 다 깨기 전 (수술시에서 바로 병실로 이동 후 수술복 그대로 모습)

    이렇게 무사히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술이라는 걸 접해 보았다. 수술이라는 말만으로는 겁이 덜컥 났고, 마취라는 말만으로도 겁이 덜컥 났는데 우리나라는 정말 병원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병원비도 굉장히 저렴하고 대학병원이라서 그런지 보호자가 어려움 없이 안내해 주어서 너무나 수월하고 간단하게 표피낭종을 제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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